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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생각

코로나 병원일기 3 - 퇴원

by 진코부부. 2022. 7. 29.

아기가 더이상 열이 없고, 딱히 아픈데도 없어보여서 퇴원하기로 결정. 수액줄 스트레스를 너무 많이 받아하니 그냥 집에 가서 자유롭게 있는게 낫겠다 싶다. 아, 드디어 퇴원이다!

 

 

하지만 퇴원부터 힘들었다

 

 

입원할 때 가지고 온 짐이 한 짐이다. 아기가 입원하는 것이 이렇게 힘든 것인 줄 이번에 처음 알았다. 아기는 어른처럼 밥을 먹는 것도 아니고, 기저귀를 뗀 것도 아니기에 챙겨야 할 물건이 정말 많다. 

 

<병원 입원할 때 가져간 아기 짐>
분유통, 젖병, 젖병소독기, 젖병건조대, 분유포트
아기 옷, 손수건 엄청 많이, 턱받이, 아기 비데, 기저귀 많이
아기 튤립책, 딸랑이, 쪽쪽이
내 옷, 내 세면도구, 수건, 드라이기

뭐 이정도였던 것 같은데, 이걸 다시 다 그대로 짐을 싸서 집으로 가져가야 한다. 아침에 아기 얼른 재우고 짐 다 쌌다. 짐 다 쌌는데, 시원하고 똥을 눠서 짐 다시 풀고 기저귀 꺼냈다. 하아. 그래도 차 안에서 똥 안 눈게 어디야. 우리 딸 착하네. 

 

집도 전쟁터

 

 

현재 우리 식구는 나, 아기, 남편, 우리 엄마 이렇게 네 명이 코로나에 걸렸고, 우리집에 있다. 나는 주사를 맞고 거의 다 나았으나 남편은 주사는 처방 못 받고 약만 처방 받아서 약만 먹었는데, 그래서 그런지 컨디션도 별로고 열도 계속 올랐다. 그러다보니 집에 그나마 멀쩡한 사람은 나 혼자였다. 

 

퇴원해서 집에 와보니 집 꼴이 엉망이다. 남편한테 안 치우고 뭐했냐! 고 따지고 싶지만 남편도 아픈 것을 알기에 뭐라고 할 수도 없고 속만 터졌다. 아기 재우고 아기 자는 동안 어른들 죽 시켜서 죽 먹고, 집안 청소를 하기 시작했다. 나 혼자. ㅠㅠ 

 

남편이 먹고 쌓아둔 설거지 몽땅 다 내가 하고, 빨래도 다 내가 하고, 거의다 할 때쯤 아기가 깨서 아기도 내가 보고. 정말 미춰버리는 줄 알았다. 진짜 서러워서 눈물이 날 뻔 했다. 

 

아기는 낮에 잠을 엄청 깊게 잔 다음 아직까지도(밤 10시) 잠을 안 자고 버틴다. 안 자고 버티는 걸까 아니면 아픈걸까? 열은 없는데. 무른 똥을 오늘 3번이나 눴는데 이게 문제인걸까? 괜히 퇴원시킨걸까? 너무나도 힘들고 슬픈 밤이다. 

 

코로나 정말 아무것도 아니라고 생각했는데, 이렇게 온 가족이 힘들어버리니 엄청난 놈이라는 것을 이제서야 알았다. 모두 몸 조심 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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