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코로나 확진 받고 입원했다. 아기랑 같이. 내가 아픈건 상관 없는데 아기가 아프니 너무 속상하다. 4일 정도는 입원해야 한다는데 별탈 없이 퇴원하면 좋겠다. 코로나 확진이라 정상참작 안 되냐고 1일1포에 물어봤는데, 안 된단다. 매정한 사람들. 어쩔 수 없이 아기 재우고 글 쓴다.
너무 바빴던 하루
혹시나 해서 아기랑 남편은 시댁에서 자고 나는 혼자 잤다. 아침에 일어나니 엄마한테 하늘이 뱅글뱅글 돈다고 전화가 왔다. 잡힌 줄 알았던 이석이 쉽게 잡히지 않나보다. 어쩔 수 없이 친정에 가서 엄마 모시고 다시 이비인후과. 엄마 병원 가는 길에 남편한테 전화가 왔다. 아기가 열이 오른다고.
하아, 결국 아기가 열이 나는구나 ㅠㅠ 열 난다는 말이 너무 무서워서 눈물이 절로 났다. 아기한테는 열이 치명적인데... 얼른 아동병원 가기로 하고, 나는 엄마 병원 진료 끝나고 합류하기로 했다. 엄마는 다행히 입원하면 될거 같다고 해서 보호자 없이 입원을 하셨다. 보호자 없으면 안 받아줄 줄 알고 엄청 걱정했는데, 정말 다행이었다.
다시 얼른 차 몰고 아기한테 왔다. 신속항원검사를 했는데, 양성 나왔다 ㅠㅠ 애가 열이 오르니 힘이 하나도 없어서 축 쳐져 있는 모습을 보니 속이 무척 상했다. 이렇게 힘없는 건 처음 보는 모습이었다. 에고 짠해.
열이 더 오를 수 있으니 입원하기로 결정했다. 집에 가서 짐 싸가지고 다시 병원으로 오기로. 아기 짐 바리바리 싸들고 병원 왔다. 그때가 1시가 좀 넘었는데 나는 밥도 안 먹어서 배가 많이 고팠다. 본죽에서 죽 사가지고 병원 왔는데 애가 자꾸 보채서 2시에나 밥 먹음 ㅠㅠ
수액 맞는다고 팔에 주사 꼽는데 그 쪼끄만 팔에서 혈관 찾는 거 보는 것도 너무 짠했다. 울 애기는 원래 울음이 큰 아이인데, 역시나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면서 자지러지게 울었다. "응? 애가 목이 쉬었네요?" 혹시나 코로나 때문에 목이 쉰 게 아닌가 하고 간호사선생님이 물어보셨지만, 너무 울어서 목이 쉰거예요.... 울 애기가 원래 좀 크게 울어요....
남편이 짐 가져다주러 와서 아기 잠깐 볼 때 나도 코로나 검사 받았는데 역시나 양성. 그냥 아기랑 맘 편히 입원해 있기로 했다.
원래 토요일에 친정 식구들 모임이 있었는데, 나 때문에 그것도 취소하게 됐다. 50만원이나 주고 에어비앤비 예약했는데. 에휴. 환불 안 된다는거 전화 계속 돌리고 돌려서 코로나 양성이면 전액 환불해준다는 답변을 받아냈다. 다음에 다시 갈게요.
아 진짜 너무 바쁜 하루였다.
아동병원 입원 첫 날
1. 아기는 1인실 입원을 했다. 코로나 확진이라 따로 비용이 나오지는 않는다고 했다. 근데 나는 왜 비용을 내는 거지? 내가 코로나 검사 하고 진료 받고 약처방 받은 것은 돈을 냈다. 아기랑 나랑 다른가..? 아기는 고위험군이라 그런가? 미스테리구만.
2. 보호자식은 6천원인데, 도시락으로 가져다준다. 근데 이렇게 형편없을 수가 없다. 다 눅눅해진 생선튀김, 김치, 얼갈이김치, 김가루, 고깃국, 야쿠르트. 이게 뭐람. 밥도 딱딱해서 안 그래도 입이 쓴데 먹을 수가 없었다. 그대로 다 버리고 아까 사온 죽 먹기. 저런 밥이 6천원이라니.
3. 울 애기 손가락 빨고 싶은데, 수액 맞느라고 왼손을 감싸버려서 손가락을 빨 수가 없었다. 오른손 빨면 되는데 왼손 못 빤다고 고래고래 소리지르며 울기 시작. 간호사 선생님이 와서 달래주니 또 귀신같이 안 운다. 하아. 이녀석 ㅠ 이렇게 다른 사람만 보면 착한 아가 코스프레를 한다니깐. 암튼 잠깐 그쳤다가 그 뒤로도 계속 고래고래 울었다. 겨우 재웠는데 체온 재다가 깨워버림 ㅠㅠ 또 울었다. 평소 자는 시간보다 훨 늦게 잤다. 아우 힘들어.
울 애기 아프지 말고 얼른 나아서 퇴원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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